신경질환 플로차트 한약치료 (9): 파킨슨병 통증 - 권승원 한의학과 교수
신경질환 플로차트 한약치료 (9): 파킨슨병 통증
권승원
승인 2026.07.1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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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순환신경내과 교수
파킨슨병 환자의 통증 유병률은 최대 85%에 달할 정도로 높으며, 이는 동 연령대 일반 인구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이다. 이러한 파킨슨병 통증은 강직, 운동완만(bradykinesia), 자세이상에 따른 근골격계 통증(musculoskeletal pain), 약효소진현상(wearing-off)에 동반되는 근긴장이상(dystonia),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 중추성 통증(central pain)이 겹쳐 다면적으로 발현된다. 임상 현장에서는 특히 요통과 슬통이 빈번히 보행을 제한하며, 이는 활동저하와 근력저하를 거쳐 관절의 퇴행과 강직을 굳게 만들어 다시 통증을 악화시키는 양상을 보인다. 고령 환자에게 흔히 처방되는 진통효과를 지닌 약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항전간제, 그리고 골격근이완제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할 때 효과 부족 및 2차적인 안전성 우려(위장관 출혈, 낙상 위험 등)를 야기할 수 있다.
플로차트
-제1선택약
→ 오적산, 1일 2~3회 (1포씩)
-기력저하 또는 근력저하가 동반된 경우
→ +십전대보탕 또는 보중익기탕, 1일 2~3회 (1포씩)
-진통효과의 증대 필요 시
→ +정제부자, 1일 2~3회 (1포씩)
플로차트 활용 팁
파킨슨병 통증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삶의 질을 곤두박질치게 하는 핵심 비운동증상이며, 운동능력 저하와 맞물릴 때 그 악영향이 배가된다. 요통과 슬통은 보폭, 보행속도, 방향전환, 계단 보행, 앉았다 일어나기 등의 일상 동작을 직접적으로 제한한다. 이로 인한 ‘보행 회피’는 신체활동 저하와 하지근력 감소로 직결된다. 근력이 줄면 균형과 보행 안정성이 떨어져 필연적으로 낙상 우려가 커지며, 결국 통증 à 활동저하 à 근력저하 à 보행장애 악화라는 고질적 악순환이 완성된다. 따라서 통증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통증의 정도 감소뿐 아니라, 보행 지속시간, 외출 가능성, 기립과 체위변환 능력 회복까지 아울러야 한다.
다만, 통증에 주로 활용되어 온 기존 약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 한계를 지닌다. NSAIDs는 고령자에서 위장관 출혈, 신장손상, 혈압상승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만성 요통과 골관절염에서 통증 제어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신경병증성 통증에 쓰이는 항전간제와 골격근이완제는 어지럼증, 과진정, 운동실조를 야기하여, 이미 균형 감각이 손상된 파킨슨병 환자에서 낙상 위험을 급격히 높일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오적산의 활약 가치가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근골격계 통증은 강직, 자세이상, 약효소진현상뿐만 아니라 한랭 노출과도 밀접하게 얽혀 있어, 추운 계절이나 에어컨 바람이 쎈 여름철에 통증과 운동 증상 악화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오적산은 한랭·습담·어혈이 겹쳐 나타나는 요배부와 하지의 무겁고 뻣뻣한 통증에 맞추어, 차가워진 근육을 풀어주는 ‘강직-통증 악순환 완화’와 마황 함유 처방으로써 ‘진통’이라는 이중 목표를 조준하는 처방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기력저하나 근력저하가 동반되어 보행이 어렵다면, 보중익기탕이나 십전대보탕을 병용하여 보행 지속력과 회복력을 보강한다. 이 처방들은 통증에 대한 직접적인 처방이라기보다, 기력저하·근력저하·만성 피로가 겹쳐 환자의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보강축(Supportive axis)’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한랭 자극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경우, 진정 작용이나 운동 기능 손상 없이 탁월한 신경병증성 진통 효과를 발휘하는 정제부자를 투여하여 ‘진통’ 축을 안전하게 강화할 수 있다. 한편, 우울, 불안, 불면, 초조, 과각성 등 정신의학적 요인이 통증 민감도와 호소를 비정상적으로 키우는 중추성 과민 상태라면 억간산가진피반하를 추가하거나 주처방으로 전환한다. 이 범주 안에서 상열하한(上熱下寒)의 징후가 뚜렷하다면 가미소요산을, 상열감이 명확하지 않고 불안·긴장·수면 문제가 중심이라면 억간산가진피반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참조하길 바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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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