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뉴스 “고령자의 노쇠 증상, 한의약적 예방·관리법은?” -권승원·이승훈 한의학과 교수
보중익기탕·가미귀비탕·인삼양영탕 등 삼기제 한약제제 활용전략 ‘공유’대한한방내과학회, ‘한약제제 세미나’ 개최…임상가와 제약사간 가교 마련
[한의신문]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고창남)은 13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제1차 한약제제 세미나’를 개최, 고령자 노쇠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한약제제 활용 전략을 모색했다.
이날 권승원 학술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대한한방내과학회에서는 한약제제 활성화를 위해 한의 임상가와 제약사간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한약제제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면서 “세미나를 통해 한약제제 활용에 대한 다양한 최신 지견을 공유함으로써 임상가에서의 활용 폭이 넓혀진다면, 한의 제약사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임상가와 제약사가 서로 상생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의 약침술의 임상 활용 전략: 봉약침과 자하거약침을 중심으로(이승훈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고령자 노쇠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삼기제 한약제제 활용 전략: 보중익기탕, 가미귀비탕 제제 활용을 중심으로(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교수)를 주제로 한 강연이 진행됐다.
봉약침의 과민반응 대한 대처법 ‘공유’
이승훈 교수는 발표를 통해 봉약침·자하거약침에 대한 사용 역사 및 주요 성분, 작용기전, 실제 임상활용법 등에 대한 이론 강의는 물론 직접 임상에서 활용하면서 얻은 다양한 노하우도 함께 공유했다.
이 교수는 “약침술은 다양한 방법에 의해 제조된 약침액을 질환과 연관된 경혈, 체표 촉진에 의해 얻어진 양성반응점(압통점·아시혈) 및 혈맥에 약침주입용 주사기를 사용해 시술하는 방법”이라며 “크게 △경락약침 △팔강약침 △단미 혹은 제제 사용 약침 등으로 나눠볼 수 있으며, 이번 세미나에서는 단미 혹은 제제 사용 약침의 대표적인 봉약침과 자하거약침과 더불어 최근 한의 임상가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PDRN·PN 약침도 함께 소개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 교수는 이어 멜리틴, 아파민, PLA2 등 봉약침의 주요 성분 및 효능을 설명한데 이어 원외탕전실마다 봉독 약침액의 농도와 제제 형태에 차이가 있는 만큼 시술 전 반드시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동물의 독은 생체에 일반적으로 알레르기를 발생시킬 수 있어, 봉약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과민반응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국소 즉시형 반응 △국소 지연형 반응 △전신 즉시형 반응 △전신 지연형 반응 등 과민반응에 종류에 따른 대처방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교수는 또 자하거약침과 관련해선 자하거약침-태반주사-줄기세포주사, 자하거추출물-자하거가수분해물, 멜스몬주-유니센타주-라이넥주 등으로 구분해 각각의 차이점을 설명한데 이어 적응증으로 △갱년기장애 △간기능 개선 △근골격계·통증 질환 △피부질환 및 미용(주름) △만성피로, 코로나, 면역력 등을 제시하며, 각각의 최신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PDRN·PN 약침, ‘동의보감’ 등에서 기원
이밖에 이 교수는 “PDRN·PN 약침은 ‘본초강목’, ‘동의보감’, ‘만병제약’, ‘동의학사전’에 등재돼 있는 연어의 정소 추출물을 주된 원료로 조제한 약침”이라고 소개하며, PDRN·PN의 원료·추출법·기전·용법·종류·적응증 및 한의 임상가에서의 활용법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권승원 교수는 최근 고령자 의학의 패러다임이 개별질환 중심에서 전반적인 기능을 유지하며 삶의 질을 호전시키는 방향으로 변화됨에 따라 한의계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삼기제 한약제제의 임상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권 교수는 “노쇠는 △보행속도 저하 △피로 △활동성 저하 △근력 저하 △체중 감소 등의 징후 가운데 3가지 이상이 확인될 경우 진단할 수 있으며, 노인환자 중 노쇠의 비율은 37∼45% 수준으로 고령자를 모두 노쇠라고 생각해 접근해선 안된다”면서 “노쇠의 여부는 ‘내재역량(intrinsic capacity)’에 따라 결정되는데, 내재역량을 키울 수 있는 효율적인 치료도구가 바로 한약처방, 즉 삼기제다”라고 밝혔다.
고령자 모두를 ‘노쇠’로 생각해선 안돼
또한 권 교수는 “보중익기탕에서 ‘보중’과 ‘익기’는 약효를 의미하는 것으로, 체력을 보충해 원기를 돋운다는 효능을 표현한 처방명”이라며 “노쇠 증상 중 신체기능 저하, 만성 염증 악화, 근육량 감소 등의 개선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주요 연구 결과 및 임상에서의 한약제제 활용법을 공유했다.
권 교수는 이어 “노쇠 증상 중 주로 인지기능 저하를 개선하는데 활용되고 있는 가미귀비탕은 주로 허약체질이면서 안색이 좋지 않고 빈혈 경향인 불안, 초조감, 불면, 우울, 위장증상 등이 심한 경우에 활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치매·경도인지장애 등의 증상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치매환자의 인지기능 및 음성주변증상(무기력, 우울, 기력저하) 개선에 대한 연구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권 교수는 “최근 노쇠 분야 증상의 대응에 있어 인삼양영탕이 주목받고 있으며, 인지기능 저하·기분 악화 및 우울·만성 질병 악화·근육량 감소 등의 노쇠 증상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라며 “현재 국내에는 인삼양영탕 한약제제가 없는데, 팔물탕 단미엑스혼합제와 생맥산 단미엑스혼합제 등을 조합해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실제 임상 노하우를 전했다.
이밖에도 권 교수는 만성 염증 악화(흡인폐렴 방지)를 관리하기 위한 ‘반하후박탕’의 효능도 소개했다.
다약제 사용 문제의 해결…한약 ‘주목’
특히 권승원 교수는 고령자 대부분이 다약제 사용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야기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고령자는 일반 성인과 달리 신기능, 간기능, 순환기능, 근육량, 수분 등 다양한 인자에 의해 약제의 체내동태가 다르며, 전체적으로 약제의 배설이 늦어 소량의 약물로도 부작용이 쉽게 나타난다”면서 “고령자의 다약제 사용은 △약물상호작용 우려 △잠재적 부적절 약제 투여 증가 △약물유해사고 증가 △낙상, 인지기능 저하 등의 발생 △투어되야 할 약제의 부사용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이어 “이같은 고령자의 약물 복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한약은 멀티타깃 처방이기 때문에 하나의 처방을 통해 다양한 증후를 다룰 수 있으며, Multimorbidity(다질환성·개인 내에서 두 개 이상의 만성 건강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 대응에 적합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한의 치료가 고령 다약제 사용 뇌졸중 환자의 낙상 및 사망 사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기사원문
202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