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8 이상훈 교수] 헤럴드경제-'어제까지의 친구 에어컨, 오늘부터는 관절통 주범'
관리자
17-08-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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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선선해지면서 에어컨 주의보 발령
-관절 주위 근육 등 수축돼 통증 심해져
-퇴행성 관절염과 비슷하지만 구분해야
-“완치 안돼…관절 손상前 조기 발견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직장인 박모(52ㆍ여) 씨는 평소 손가락 관절이 조금 부어 불편함을 느껴 왔다. 그러다 폭염의 기세가 주춤해진 이번주부터 출퇴근길 지하철의 에어컨 바람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특히 손가락이나 손목에 바람이 닿으면 알 수 없는 통증 탓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사무실에서도 에어컨 냉기에 관절이 시려 근무에 집중하기 어렵다. 지난 17일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박 씨는 “류마티스 관절염일 수 있으니, 제대로 검사해 보자”는 의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박 씨의 사례처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실제로 에어컨 바람에 관절통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처럼 폭염이 한풀 꺾였지만, 아직 습하고 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에어컨을 켤 때에는 더 큰 통증을 느낀다. 에어컨의 찬 바람이 관절에 닿게 되면 관절 주위의 근육, 인대, 힘줄이 추위로 인해 수축돼 더 뻣뻣해지기 때문이다. 혈액 순환까지 약해지면서 관절강내 염증 조절이 잘 안 돼 통증 지수도 올라가게 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요즘처럼 폭염이 한풀 꺾인 날씨, 에어컨 바람에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8일 오후 경남 밀양의 한 무더위 쉼터(경로당)에서 모인 시민들이 에어컨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여성(20만269명)이 남성(6만3608명)보다 약 3배 많았다. 여성 환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30대(7%) ▷40대(16%) ▷50대(30%) ▷60대(24%)로, 주로 50~60대에서 많이 발생했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50~60대 여성에서 호발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특성상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주요 증상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절염은 특히 추위에 취약하기 때문에 요즘처럼 폭염이 잠잠해진 여름날 에어컨 바람에 관절이 시리거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찾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도 증상이 유사하고, 역시 차가운 온도에 민감하다.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과 구별하기 위해 차이점을 알아 둬야 한다. 이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발성으로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고, 자는 동안 악화돼 아침에 일어나면 한 시간 이상 뻣뻣하고 붓기가 가라앉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주로 무릎에 통증이 발생한다. 관절을 사용하면 악화되고 휴식을 취하면 완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류마티스 관절염은 활동 시에 증상이 호전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60대 이후에서 많이 발병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30~40대에서도 발생한다. 관절통을 겪는 젊은 층은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의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과 흡연, 감염, 호르몬, 영양상태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환자의 전형적인 증상, 신체 검진, 혈액ㆍ방사선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약물로 치료하며, 관절에 심각한 변형이 온 경우에는 수술하기도 한다”고 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되는 질환은 아니다. 병원에서는 약물치료를 통해 관절의 통증ㆍ염증 반응을 가라앉혀 더 이상 관절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게 된다.

이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손상이나 변형이 온 관절은 이전 상태로 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병이 진행되기 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류마티스 관절염의 특징에 대해 잘 인지해야 한다. 증상이 의심되면 지체 없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