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 김고운 교수]중앙일보'효능 다양한 차 건강학, 항산화 효과 쑥↑ 카페인 뚝↓'
관리자
17-05-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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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 전성시대다. 차 카페는 물론 유명 커피전문점에서도 차 브랜드를 선보일 정도다. 특히 차는 커피에 싫증나거나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차는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건강 음료다. 차의 발생지인 중국의 의학서와 문헌에는 20여 가지 효능이 기술돼 있다. 차에는 카테킨·테아닌·비타민C·무기질 등 건강 성분이 풍부하다. 여기에 제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특유의 향과 색, 풍미가 더해져 눈·코·입을 사로잡는다. 차의 다양한 효능과 건강하게 마시는 법을 알아봤다.
 
차의 종류는 다양하다. 꽃잎이나 허브, 과일, 약초 등이 차를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사실 이는 모두 대용차다. 차는 원래 차나무 잎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발효 정도에 따라 녹차·우롱차·홍차·흑차로 구분한다. 이 중 녹차만 생잎으로 만든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발효차다. 우롱차는 부분 발효(12~55%), 홍차는 완전 발효(85% 이상)시킨 것이다. 홍차와 우롱차는 찻잎에 들어 있는 효소를 이용해 발효시킨다. 반면에 흑차는 미생물균을 증식시켜 발효하는 데 활용한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줄여

 
   차의 주목할 만한 건강 성분은 카테킨과 테아닌이다. 카테킨은 차의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성분으로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차의 항암 효과를 밝혀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동호 교수 연구팀은 대장 용종을 모두 절제한 143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대장 선종 발병률이 녹차 추출물을 섭취한 복용군(72명)은 23%에 불과한 반면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71명)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호 교수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녹차를 활용해 대장암 예방 및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인 테아닌은 긴장 완화 효과가 탁월하다. 테아닌 성분은 뇌파 중 알파(α)파에 영향을 미친다. 알파파가 활성화하면 긴장이 풀리고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 특히 세로토닌·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동의대 식품영양학과 최성희(한국차학회 명예회장) 교수는 “차에 들어 있는 테아닌은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라며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집중력과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차에는 커피와 마찬가지로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카페인은 양면성이 있다. 열을 발산해 기초대사율을 높이지만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 과다 섭취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면증이 생긴다. 차에 들어 있는 테아닌은 카페인과 길항작용을 한다. 즉, 몸속에서 카페인의 활성을 억제해 각성 효과를 상쇄한다. 차를 마셔도 카페인 효과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규칙적으로 차를 마시는 습관은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국립싱가포르대 연구팀이 55세 이상 성인 957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평소에 녹차·우롱차·홍차를 꾸준히 마신 사람은 인지 능력 감퇴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5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의 효과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유전적 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테아닌 성분이 이런 효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에 함유돼 있는 불소 성분은 치아 표면을 코팅하는 기능을 해 충치를 예방하기도 한다. 흑차의 대표주자인 보이차를 만드는 차나무 품종에는 불소 성분이 특히 많다. 최성희 교수는 “찻잎에 불소 성분이 많이 축적돼 있어 적당량을 마시면 충치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는 먹는 방법에 따라 맛과 향,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는 따뜻한 물에 우려 마신다. 찬물을 사용하면 건강에 유효한 성분이 덜 우러나온다. 여름철에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면 가공할 때부터 찬물에 잘 우려지도록 만든 냉차용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물의 온도는 차의 맛도 좌우한다. 떫고 쓴맛을 내는 카테킨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다. 특히 높은 온도에서 잘 반응한다. 녹차는 발효하지 않고 생잎을 가열해 만들어 카테킨 함량이 높다. 아주 뜨거운 물보다는 70~80도의 물에 우리는 것이 가장 좋다. 떫고 쓴맛은 줄어드는 대신 아미노산의 감칠맛이 서서히 올라온다.
 
홍차는 녹차와 달리 100도 물에 우려도 괜찮다. 발효 과정에서 카테킨이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홍차의 향을 내는 성분 중에는 높은 온도에서 잘 반응하는 것이 많다. 홍차 특유의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이 적합하다. 우롱차·흑차도 마찬가지다.
 
떫고 쓴맛은 차를 꺼리게 되는 요인 중 하나다. 차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에게는 현미녹차를 권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구수한 맛이 많이 나 거부감이 덜하다. 가정에서 현미를 직접 볶아 녹차에 섞어 마시면 구수한 맛이 배가된다. 홍차의 경우 레몬이나 우유를 넣는 것도 방법이다. 홍차에 레몬을 띄우면 떫은맛은 줄고 홍차 특유의 적갈색은 선명해진다. 홍차에 우유를 타 ‘밀크티’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우유는 홍차의 떫고 쓴맛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위를 보호하는 역할까지 한다.
 
초보자는 현미녹차·밀크티

차를 마실 때 쓴맛이 싫어 꿀을 넣어 먹는 경우가 있다. 꿀은 설탕이나 시럽과 달리 철분 같은 무기질 성분이 많다. 이 성분이 카테킨과 결합하면 차의 색이 변하고 혼탁해진다. 특히 무기질의 체내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차를 마실 때 주의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소화력이 약하고 설사가 잦은 사람이 대표적이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비만체형클리닉 김고운 교수는 “소화력이 약하고 몸이 찬 사람은 차를 마신 후 대사율이 떨어지는 데다 이뇨작용 때문에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를 우릴 때는 2~3g을 2~3분간 우려 연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공복에는 되도록 마시지 말고 카페인에 많이 취약한 사람은 잠자기 전 섭취를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