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교수-민족의학신문 2012. 11. 8] 도서비평- 1日 1食
관리자
12-11-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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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은 더욱 높게 보이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말은 한결 살쪄가는 계절 가을입니다.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색이 곱게 물든 산야 주유하면서 박주산채(薄酒山菜)를 배불리 먹고픈 심정이겠지요.

비지땀 흘리며 정상에 오른 뒤 들이키는 막걸리 한 사발! 기분 좋게 하산한 뒤 맛보는 산채비빔밥 한 그릇!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며 미소가 머금어지지 않습니까?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면 이 참기 힘든 유혹을 떨쳐내야 합니다. 자칫하면 과음과식으로 ‘배 둘레 햄’만 두터워지기 십상이니까…….

「1日 1食」은 가을이랍시고 하릴없이 다셔지는 입맛에 비례해 늘어만 가는 뱃살을 염려하며 구독한 책입니다. 책 제목대로 ‘하루 한 끼니’만으로 만족할 자신은 없었지만, 나날이 체중계 보기가 무서워지는지라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 했거든요. 일독 후에는? 장밋빛 앞날이 그려졌습니다.
지은이의 조언이 실행하기에는 어려워 보이지 않으면서도 예상효과는 엄청 크더라고요.

통째로 먹는 일물전체의 완전식품(채소는 잎째·껍질째·뿌리째, 생선은 껍질째·뼈째·머리째, 곡물은 도정되지 않은 것)을, 아침 점심 저녁 아무 때나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한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의 골든타임(golden time)이 포함되는 수면을 취하는 것!
이 세 가지만 52일(인체의 세포는 52일 간격으로 대체되므로) 동안 그대로 따르면 누구나 매끈한 피부와 잘록한 허리의 주인공으로 변신한다잖아요!

유방 성형·암 전문의인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南雲吉則)는 자신의 이름을 딴 ‘나구모식 건강법’으로 체중을 14㎏이나 줄이면서 건강을 되찾았노라 주장합니다.
그는 17만 년에 걸친 현생인류 역사에서 지금처럼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먹는 식습관은 기껏해야 100년밖에 되지 않았고 나머지는 기아와의 긴긴 싸움이었다며,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상태로의 회귀를 제안합니다.

공복(空腹)을 겪어야만 생명력 유전자 혹은 장수 유전자인 시르투인(sirtuin)이 활성화되어 신체나이도 젊어지고 수명 또한 크게 늘어난다면서요. 실제로 그는 ‘산 증인’입니다. 국제노화방지의학회 명예회장답게 1955년생인 58살이면서도 혈관 나이는 26살, 뼈 나이는 28살이라니까요.

책은 5장으로 나뉘는데, 내용은 딱 한 줄 - “공복 때만 활성화되는 장수 유전자 시르투인을 발동시켜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자!” - 로 압축됩니다. 물론 그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더군요. 식사량을 40% 줄이면 수명이 1.5배 늘어난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제시하고, 기아로 허덕이는 아프리카·중남미 국가는 인구폭발이 문제인 반면 너무 배부른 선진국은 출산율 저하가 문제라는 사실도 적시하며, 포식(飽食)의 결과인 당뇨병 및 당뇨병성 합병증의 발생을 포식(捕食)기관의 퇴화현상 - 먹이 찾는 눈[망막증], 먹이 쫓는 다리[괴저] - 으로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이 베푸는 은혜인 음식과 몸 속의 혼이 공명하는 식사야말로 최상의 건강식이라는 말도 맘에 들었고요.

고혈압·당뇨병·뇌졸중·암 등의 생활습관병(성인병은 10년 전의 용어인 줄 다 아시죠?)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한 번씩 읽어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뭐든지 실천 여부가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값 1만 3천 원)

안세영 / 경희대 한의대 교수